[성수 수집/성수] 그 날 수집한 재료들을 내는 무국적 오마카세
노원에 타코비엔나를 운영하셨던 사장님이 성수로 이전하여 그 날의 좋은 식재료를 수집하여 카테고리에 맞는 오마카세를 내는 곳으로 2월 28일부터 가오픈기간이라 빠르게 예약하고 다녀왔다.
외관 및 분위기는 캐주얼한 와인바의 느낌이었고 내부 인테리어 및 음악 선곡도 괜찮았다. 바위파스타 이후로 스시오오모토 등 괜찮은 업장들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 이 곳도 주말에 데이트 및 한 잔하러 가기에 좋은 장소가 될 것 같은 예감이다.
방문한 날의 수집품은 차완무시 - 안주 4종 - 면 - 사시미 - 탕류의 식사 - 비스큐 소스 닭 목살요리 - 유자시소 셔벗이었다.
우리 말고도 3커플이 더 있었는데 타코비엔나때부터 단골이었던 손님 2커플이 먼 곳에서 찾아올 정도로 이전 업장이 괜찮았다보다라고 생각했다.
다시마로 우린 차완무시는 입맛을 돋궈주기에 무난했다. 최근 스시하쿠야에서 먹은 트러플 차완무시가 맛있어서 별 감흥은 없었다.
안주 4종은 골뱅이 -> 피문어 -> 가리비/꼴뚜기 -> 방어/줄무늬 전갱이 순으로 먹어야 제대로된 맛을 느낄 수 있다. 처음 골뱅이 먹고 방어/줄무늬 전갱이를 먹었더니 방어/줄무늬 전갱이의 맛, 임팩트가 강해 뒤에 먹은 피문어, 가리비/꼴뚜기의 맛이 가려졌다. 어떤 순서대로 먹어야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있는지 설명해줬더라면 더 좋을텐데.. 그 부분이 아쉬웠다. 안주 중 방어/줄무늬 전갱이이 원픽이었고 골뱅이, 피문어, 가리비/꼴뚜기 순으로 맛있었다. 안주라 전체적으로 간이 짭짤하게 잘 베어있었고 하이볼과 잘 어우러졌다.
예약 당시 1인 1주류 필수가 아니었는데 가오픈 기간동안 조정됐는지 주류 필수로 바꼈고 59000원의 적지 않은 돈에 주필이어서 그 부분에 대해선 상당히 아쉬웠다. 결과적으로 하이볼과 오마카세가 전체적으로 맛의 밸런스를 잘 이뤄서 나쁘진 않았지만 예약 당시에는 없던 부분이라서 아쉬운 부분이다.
삼란(노른자, 연어알, 명란), 카펠리니면에 들기름, 대파를 비벼 먹는 냉 파스타 면요리로 들기름 막국수가 생각났는데 들기름 막국수보다 훨씬 맛있었다. 들기름으로 고소함을 잡고 명란이 짭짤함을 유지하고 연어알, 노른자가 명란을 부드럽게 눌러줘서 삼란의 조합이 좋았다. 면과 삼란을 섞은 후 숟가락에 면, 연어알을 얹어서 먹으면 된다. 카펠리니면은 딱 알맞게 삶아져 탄력있고 적당히 꼬들하여 식감이 살아있어 딱 내 취향의 삶기였다.
사시미는 줄무늬 전갱이 -> 완도산 방어 -> 참다랑어 속살 순으로 맛있게 먹었다. 보통 참치를 제일 맛있게 먹는데 이 날은 해동/숙성을 잘 못 했는지 참다랑어가 살짝 비렸다. 전갱이, 방어를 먼저먹고 참다랑어를 먹으려고 했는데 참다랑어가 비리고 참치 피향이 나서 많이 아쉬웠다. 줄무늬 전갱이는 기름이 잘 올랐는지 얇아 보이는데 꽉 찬 식감이 있고 씹을 수록 고소함이 올라왔다. 와사비, 썰은 초생강으로 간장 발라 먹으니 딱 알맞게 맛있었다. 완도산 방어는 끝물이라 그런지 두툼한 식감은 없었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벌교산 피조개, 죽변항 단새우가 나왔는데 네이버 리뷰에 피조개가 정말 맛있다고 하던데 간장에도 찍어먹어보고 히말라야 소금에도 찍어먹어보았으나 기억에 남을만큼 맛있는 건 아니었다. 무난했던 한 점. 죽변항 단새우는 녹진, 꾸덕함이 좀 덜했다. 평상시에 먹는 단새우의 녹진함보다는 살짝 못 미치는 듯.
식사류로 스지, 버섯, 낙지, 육수로 끓인 탕이 나왔는데 닭, 소고기로 육수를 내어 고소하면서 육수 기름이 깔끔하게 잡아주어 맑은 설렁탕의 느낌을 주었고 낙지의 선도가 좋았다. 스지와 낙지가 먹어도 계속 남아있어서 배부르게 먹었고 밥을 추가 요청하여 먹는 커플도 있었다.
닭목살, 비스큐 소스, 차빌 허브, 드라이토마토가 요리로 나왔는데 매콤한 비스큐 소스에 닭목살의 조합이 상당히 잘 어울렸다. 이 날 먹은 베스트 메뉴를 꼽자면 비스큐 닭목살과 전갱이 사시미다. 비스큐 소스는 묽지 않고 점도가 높아서 좋았고 드라이 토마토가 비스큐 소스의 무거움을 새콤하게 잡아줬다. 차빌 및 마늘쫑도 비스큐 소스의 녹진함을 한번씩 환기해줘서 괜찮았다.
입가심용으로 나온 유자시소 셔벗 일본식 깻잎을 셔벗으로 만들었는데 유자가 시소의 향 및 떫음을 잘 잡아주는지 향, 떫음이 느껴지지 않았고 시소, 유자 향이 은은히 올라오고 시원하고 아삭하여 입가심용으로 좋았다.
59000원에서 그 날 좋은 식재료를 수집하여 내어준다는 점이 좋았고 참다랑어 속살, 안주 4종 먹는 순서, 주류 주문 필수가 아쉬웠지만 소프트 랜딩 기간인만큼 가오픈 기간동안 부족했던 점들을 가다듬으면 다음 계절에 수집에서 새롭게 수집한 식재료로 만든 수집품이 기대가 되는 방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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